어쨌거나 인터뷰를 하러 가실 분들을 위해서... 제가 수차례 인터뷰를 해보면서 느꼈던 점들과 만족스러운 인터뷰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써보고자 해요. 아무도 안 물어봤는데 쓰면 재수없을까봐 걱정했는데 한 번 써달라고 하신 분이 계시니 다행이에요(?) 이건 정답은 아닙니다. 참고만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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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질문 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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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이 이전에 했던 인터뷰, 냈던 책, 썼던 글, 기타 등등 그분과 관련된 정보라면 최대한 긁어모아서 읽어봅니다. 그걸 읽으면서 '궁금한 부분'을 체크하고, 그걸 질문으로 발전시켜 보면 좋아요. 왜냐면 내가 궁금한 질문은 남도 궁금해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 인터뷰에서 했던 그 말의 의미를 더 상세하게 물어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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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을 냈던 계기나 그 책에서 썼던 그 표현에 대해 물어보거나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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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로 인터뷰 제의를 할 때, 수락을 하셨다면 '이전에 했던 활동들이 정리되어 있는 자료를 받아볼 수 있겠냐'(이건 작업물을 꾸준히 내는 방식으로 활동을 하는 사람들(작가, 아티스트 등등)의 경우에 해당합니다. 보통 이런 사람들은 자기 활동을 짤막하게라도 정리해두거든요) 요청을 해서 받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 자료(혹은 포트폴리오)를 보고 또 궁금해지는 부분을 체크해서 질문으로 발전시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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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장에서 진행하는 법
저는 기본적으로 노트북을 쓰지 않습니다. 인터뷰할때는 질문과 녹취만 하고, 별다른 메모는 하지 않아요. 질문을 기록해둔 핸드폰만 앞에 둡니다. 만약 2인 1조로 가게 된다면 녹취와 별도의 메모 정도를 보조 인터뷰이에게 맡기는 건 좋지만, 메인 인터뷰어인 여러분들은 되도록이면 인터뷰이의 눈을 마주치고 그들의 대답에 집중하면서 대화를 이끌어가는게 좋습니다. 그래야 인터뷰이도 더 잘 대답하고 그 대화에 집중을 하더라고요.
준비된 질문 외에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재차 질문을 하면 나중에 맥락을 더 잘 설명하기에 좋습니다.
아 그리고 최대한 소음이 없는 곳에서 진행하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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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녹취 초고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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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를 푸는 도구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저는 네이버 클로바노트를 씁니다. 한 달에 600분(10시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요. https://clovanote.naver.com/home
클로바노트에 음성파일을 넣으면 텍스트 변환을 해줍니다. 위에서 말했듯 소음이 많이 들어가면 이 신기술은 아무 쓸모가 없게 됩니다(....)
이제 인터뷰 당시를 복기하면서 질문과 답변을 정리합니다. 그런데 인터뷰이는 보통 구어체로 답변을 하기 때문에 이걸 그대로 쓰는게 아니라 '인터뷰 기사'처럼 보이게 문어체스럽게 다듬어야 합니다. 답변의 맥락과 취지를 해치지만 않는다면 paraphrase해도 좋아요.
질문의 순서를 바꿔서 좀 더 자연스럽다면 그렇게 해도 되고요.
모든 내용을 다 담을 필요는 없습니다. 인터뷰를 다시 복기해보면서 이 질문 혹은 이 답변은 딱히 영양가가 없었던 것 같다 싶으면 과감하게 날려버리는 것도 중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분량이 한도끝도 없이 늘어나는 불상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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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완성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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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에게 보내서 검토를 요청합니다. 이 단계는 인터뷰이가 여러분의 초고를 멋대로 다듬게 하도록 만드는게 아닙니다. 사람 말이라는게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기 때문에 활자로 나갔을 때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하므로 그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맥락이나 뉘앙스가 아예 다르게 받아들여진 부분이 없는지 봐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가끔 좀 과도하게 손을 대는 인터뷰이들이 있는데(....) 이럴 때는 여러분들이 '여기까지만 고치게 해야겠다'라고 자체적으로 판단하셔야 합니다.
이후의 단계(기고 등)는 추후의 논의하는 것으로 할게요. 생각나는 것 위주로 적었는데 많이 길어졌네요. 이게 정답이라고 할 순 없지만 이런 루트를 타면 적어도 인터뷰가 망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인터뷰 초고 작성하러 갑니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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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린린 한 번 읽어보셔요~
포트폴리오를 미리 받는것,노트북 없는 인터뷰,클로바 노트 진짜 꿀팁이네요👍👍 이번 인터뷰에 이용하겠습니다!